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 임명의 위헌여부를 심판하기 위해 16일 2차 공개변론을 연 9명의 헌법재판관들은 여야 ‘정치인’변호사들이 벌인 ‘정쟁’을 저지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국회의원이 아닌 이백수(李白洙)변호사와 이석형(李錫炯)변호사의 점잖은 법리논쟁이 끝난 오후 2시30분경부터 대심판정은 ‘국정감사장‘을 방불케하는 정치인들의 입씨름장으로 돌변했다.
먼저 포문을 연 국민회의 박찬주(朴燦柱)의원. 박의원은 “국회가 총리임명동의를 하지 못한 것은 야당의원들이 공개투표를 하고 백지투표를 하는 등 임명동의안 가결을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의원이 나섰다.
“여당은 우리 의원들이 기표소의 커튼을 미처 내리지 않은 것을 공개투표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습니다. 백지투표 역시 기권 방법의 하나입니다. 여당의 국회 방해 책동이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변론순서에 들어있지 않은 천정배(千正培)의원은 홍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마자 발언권을 요청한 뒤 홍의원의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한 뒤 “이는 어불성설이며 정치적 제스처”라고 받아쳤다.
이어 박의원과 천의원의 발언에 흥분한 한나라당 김찬진(金贊鎭)의원이 방청석에서 뛰어나와 발언권을 요구하자 재판장인 이재화(李在華)재판관은 “이제 그만하면 됐지 않느냐”며 5분간 정회를 했다.
〈신석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