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탱한 젊음들이 거리를 눈부시게 가득 메운 봄의 대학로. 그러나 군살 하나 없는 젊은 청바지 군단에 주눅들지 않고 꿋꿋이 무대에 서는 ‘아저씨’들이 있다. 80년대초 대학가요제를 주름잡았던 ‘블랙테트라’‘옥슨80’‘라이너스’‘로커스트’의 옛 멤버들로 구성된 ‘볼’.
이들이 다시 무대에 서는 이유는 자못 숙연하다.‘IMF실직자 기금마련을 위한 콘서트’.
한때 빛나는 젊음이었으나 이제는 직장의 ‘끼인 세대’로 실직 위협에 처한 동세대들에게 보내는 응원가.‘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라고? 이들은 외치고 싶다. “노병은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정은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