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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화제]중남미 정치군인양성소 美육군 운영…폐쇄논란

입력 | 1998-04-19 21:16:00


미국 육군이 중남미 지역의 군장교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조지아주 포트 베닝에 46년부터 설치해 운영해 오고 있는 ‘아메리카스학교(SOA)’가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이 학교를 나온 장교들은 귀국해 70,80년대 독재 및 군사통치에 앞장서거나 가담했기 때문. 90년대부터 인권 및 종교단체 회원들이 이 학교에 몰려가 항의시위를 계속하고 있으며 최근 민주당 의원들도 이 학교의 폐쇄를 정부측에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이같은 SOA폐쇄요구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창설을 논의하기 위해 칠레의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미주정상회담에 참석, 회원국의 인권존중을 강조하고 있는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입장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SOA 교정에 있는 ‘명예의 벽’에는 마약거래와 관련된 콜롬비아군 장성과 70년대 볼리비아에서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던 우고 반세르 현대통령 등 ‘악명높은 남미 정치군인’들의 졸업생 사진들이 걸려 있다.

SOA의 별명은 ‘암살자학교’. 올해로 창설 52주년을 맞는 이 학교는 중남미 장교 6만여명을 훈련시켰다. 이들 장교들은 본국으로 돌아가 이곳에서 배운 각종 군사지식을 이용해 반체제인사 및 학생운동가, 심지어 사제 수녀 등 성직자들마저 납치해 고문 학살하는 등 인권탄압을 자행했다.

SOA는 그동안 의회 국방부 및 비정부 기구의 조사를 받으면서 암살자학교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강화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윤성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