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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노영재/동해연구 지원 과학외교 펼때

입력 | 1998-04-22 06:33:00


최근 지구 환경 문제와 관련해 적도 해역에서의 엘니뇨 라니냐, 미국 남부의 토네이도, 인도네시아의 산불 등에 대한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런 모든 현상들은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상 기상(혹은 해양) 현상을 지칭한다. 이런 현상들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우리나라 동해에도 엘니뇨현상과 관련한 징후들이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정말일까.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인 반도 국가로서 해양 연구가 중요하다고 얘기되지만 정작 국가 투자 우선 순위에서는 항상 뒷전이다. 이는 정책 입안자들의 육지 지향적 사고에 그 첫째 원인이 있다.

동해는 그 독특한 입지와 순환 특성 때문에 세계 해양학자들의 연구 경쟁 무대가 되고 있다.

최고 수심 4천50m, 평균 수심 1천5백50m, 대륙과 일본 열도로 거의 닫혀 있는 연해(沿海)인데다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고 대양의 순환 특성을 가진 미니 대양으로서 독보적 존재다. 해양학자들은 동해의 중, 심층수 연구를 통해 지구 온난화 문제를 예측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동해는 외교 군사 안보적으로도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에 동해의 명칭, 독도의 영토주권, 배타적 경제수역의 획정 등 외교적 현안이 첨예한 곳이기도 하다. 오늘날 국제외교는 과학적 연구성과 없이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독도만 하더라도 일본은 주변 해역에 대한 정기 관측을 통해 해황 감시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정기 관측 계획조차 없어 늘 목소리만 높였지 정작 외교 협상 테이블에서는 근거있는 발언을 할 수가 없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동해 연구에 범국가적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말 동해 해수순환 연구에 3년간 1천2백만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일본은 93년 CREAMS 연구 프로그램을 개발해 1기 연구를 마치고 2기 연구를 개시하면서 미국보다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는 어떤 국가 재정 투자도 하지 않고 있다.

해양 연구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투자 의지가 절실히 필요하다.

노영재(충남대교수·해양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