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에서 교원정년 단축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교총 전교조 등 교사단체들의 강한 반발과 저항에 부닥쳐 이 문제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교총 등 교사단체는 교직은 전문직이며 나이든 교사일수록 전문성을 쌓아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학생 학부모들은 나이든 교사가 담임을 맡으면 그리 반기는 편이 아니다.초등학교의 경우 나이든 교사들은 체육시간이나 평상시에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호흡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60세가 넘은 교사가 과중한 수업부담 속에서 혈기왕성한 아이들을 통제하며 가르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울 적도 많다.
중고등학교의 경우에도 나이든 교사들은 새로운 교육과정을 재빠르게 소화해서 가르치기보다는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수업하는 경향이 많아 학생들의 불만을 사기도 한다. 물론 젊은 교사라고 해서 더 잘 가르치고 나이든 교사라 해서 태만하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나이든 교사일수록 그저 무사히 정년까지 때우려는 경향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특히 요즘은 사회전반에 정리해고의 바람이 불어 젊은이들까지 해고의 불안에 떨고 있는데 유독 교사들만 전문성을 내세우며 65세까지 정년을 채워야 하는 것인지도 납득하기 어렵다.
많은 사범대 졸업생들이 교사로 임용되지도 못한채 교사의 꿈을 접고 있는 현실도 간과할 수 없다. 나이든 교사 1명이 그만두면 3명의 교사에게 신규발령을 내줄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교육개혁의 최대 걸림돌인 과밀학급을 해소하는데 상당히 기여 할 것이고 이는 공교육 정상화의 기반 마련을 의미하며 나아가 사교육비를 줄이는데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차제에 교원 정년 단축과 더불어 ‘한번 교사면 영원한 교사’라는 현행의 정년보장제도도 아울러 개혁되어 교사들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풍토가 정착되어야 한다. 교장 교사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제도, 우수한 교사를 유인하기 위한 교사봉급 인상, 교사 연수체계 강화와 확립 등 교사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교육개혁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오성숙(참교육학부모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