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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동물원도 「IMF식단」…수입사료값 폭등따라

입력 | 1998-04-26 19:39:00


동물원에도 신토불이형 식단이 자리를 잡았다. IMF체제이후 환율 상승으로 수입 사료값이 폭등한데다 열대 동물들을 4계절이 뚜렷한 국내 기후에 적응시키는 데는 국산 음식이 더 알맞다는 동물학자들의 권고 때문.

공개 입찰을 통해 저가의 사료를 구입하는 과천 서울랜드 동물원은 일찌감치 국산 사료의 비율을 높인 상태. 용인 삼성에버랜드 동물원은 주로 수입 사료를 쓰다가 최근 국산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동물원의 신토불이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동물은 바로 침팬지. 삼성에버랜드측은 “침팬지들은 요즘 파인애플보다 오히려 사과를 더 좋아할 정도”라고 설명. 유인원들은 파인애플이나 바나나 등 주로 열대 과일만 먹었지만 사과 등 국산 과일에 입맛을 맞춰 나가고 있다. 외국 사료에 100% 의존하던 대표적인 동물은 코끼리. 코끼리는 열대 작물인 앨팰퍼만 먹다가 차츰 국산 건초에도 맛을 들이고 있다. 사자와 호랑이, 표범 등 맹수들도 주식을 수입쇠고기로 하다가 최근에는 닭고기를 주로 먹이고 있다고.

물개는 주식을 고등어 등 값싼 생선으로 메뉴를 바꿨다. 개들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에버랜드에서 맹인 인도견이나 119 구조견 등 특수 용도로 기르는 개들은 ‘퓨리나’라는 수입 사료 대신 국산 ‘제로미’를 먹기 시작했다. 이 회사 김세호 과장은 “예전에는 국산 사료의 품질이 떨어져 외국산을 먹였지만 요즘에는 국산 사료도 많이 좋아져 동물들의 건강유지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홍석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