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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으로 보는 세상]유행패션 사라진 「제각각패션」시대

입력 | 1998-04-26 19:39:00


“올 여름 유행할 패션을 맞춰보세요.”

여름이 눈앞에 왔는데도 유행을 리드하는 패션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른바 유행패션 실종시대.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패션업계의 신제품 출시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새로운 유행을 좇을 만큼 소비자들이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것도 한 원인.

96년 대유행한 비닐소재의 ‘사이버룩’과 군복을 연상케하는 ‘밀리터리룩’, 그리고 여심(女心)을 휘어잡은 ‘공주패션’. 이어 97년에는 꽃무늬패션과 차이나패션 등 복고풍이 대히트를 쳤다.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입던 옷을 재활용해서 입거나 새로 구입하더라도 유행을 무시하고 자기의 취향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패션의 일번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예전 같았으면 최신 유행으로 무장한 여인들이 삼삼오오 몰려다녔을 거리엔 ‘제각각 패션’이 어느새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치마를 걸친 듯한 랩스타일 통바지와 엉덩이부터 헐렁한 진류 통바지, 밋밋한 청바지 등 바지종류만 수십종. 정장 종류도 활동성을 강조한 캐주얼식과 우아한 형식이 혼재돼 있다. 맨살이 그대로 드러나는 ‘란제리룩’도 부분강세.

색상부문도 비슷한 흐름. 회색과 블루계열에 이어 요즘은 검은색과 흰색이 주조.

LG패션 패션정보팀 전영미실장은 “‘나만의 것’을 찾는 소비자들의 취향변화와 경기침체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분석.

〈김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