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 출신인 폴란드의 바웬사는 국가경영도 하지 않았느냐.”
한국중공업 손석형(孫錫亨·41)노조위원장이 이 회사의 사장 공개채용에 지원한 것으로 26일 밝혀졌다.
손위원장은 22일 노조 대의원회에서 “한국중공업 민영화 논의가 활발한 상황에서 노조의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고 노조도 경영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사장 후보로 나서기로 했다”고 발표, 만장일치로 승인을 받았다는 것.
한국중공업은 지난달 말 박운서(朴雲緖)사장이 물러난 뒤 후임자를 공개채용키로 결정, 22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했다. 사장 추천위원회는 지원자의 이름은 밝히지 않기로 했으며 26명의 지원자 가운데 단수 또는 복수 후보를 추천, 이달 말쯤 열리는 주총에서 새 사장을 선임하게 된다.
한편 손위원장은 24일 사장 추천위원회 면접에서 “지원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리고 경영에 참여한 경험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박정희(朴正熙)대통령도 집권할 때 국가를 경영한 경험이 없었지 않느냐”며 “적재적소에 사람을 쓰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85년 한국중공업에 입사한 손씨는 89년 4대 노조위원장을 맡은 후 8, 9대에 이어 96년 11대 위원장으로 다시 선출되는 등 네번씩이나 노조위원장을 맡았다.
〈창원〓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