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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기금 내년 「바닥」…매년 1조씩 적자예상

입력 | 1998-04-26 20:04:00


내년부터 고용보험기금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자가 늘면서 실업급여 등으로 고용보험기금 지출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보험요율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재정 현황▼

26일 노동부에 따르면 97년에는 고용보험료 수입은 9천1백74억원, 지출은 1천6백89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했다.그 결과 97년 말 현재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1조9천8백72억원이나 됐다.

그러나 올들어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수입(9천6백17억원)보다 지출(2조5천7백8억원)이 많아져 적자운영이 계속되고 있다.

수입적자는 98년 1조6천억원, 99년 1조2천억원, 2000년 1조5백억원 등 매년 1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올해말에는 기금이 6천여억원밖에 남지 않고 99년에는 5천여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2000년에는 1조6천억원으로 적자폭이 늘어날 것으로 노동부는 분석하고 있다.

▼적자 원인▼

고용보험기금 적자는 95년 고용보험 도입 당시 실업률 3% 기준으로 보험요율을 책정했으나 최근 실업률이 5.9%(1백30만명)로 늘어난데다 최소한 2, 3년간 높은 실업률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보험 적용대상이 당초 30인 이상 사업장에서 지난 3월부터 5인 이상으로까지 확대돼 수혜대상이 늘어난데다 실업급여 이외에 60일 동안의 특별연장급여를 주기로 한 것도 부담을 더하고 있다.

▼보험요율 국제비교▼

실업급여의 보험요율은 임금총액의 0.6%로 사업주와 근로자가 각각 0.3%씩 부담하고 있다.이에 비해 일본(1.58%) 독일(6.8%) 프랑스(6.9%) 등 선진국은 훨씬 높다. 미국은 사업주만 1.3%를 내고 사회보험 전체를 국민보험료로 통합한 영국은 4.6∼10.4% 수준.

▼적자해소 대책▼

현재의 보험요율로는 더이상 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재정이나 금융기관에서 차입할 수밖에 없지만 정부의 각종 기금도 적자인데다 민간부문의 자금난도 심각해 수천억원을 빌린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한국노동연구원 고용보험연구센터 유길상(柳吉相)소장은 “고용보험 도입 당시 가정한 실업률 등 여건이 달라진 만큼 보험요율 인상을 포함, 고용보험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