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치러진 국민회의 광주시장 후보경선에서 ‘대이변’이 일어났다.
이날 경선에서는 송언종(宋彦鍾)현시장과 강운태(姜雲太)전내무부장관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깨고 고재유(高在維·60)전광주광산구청장이 선출됐다.
중앙무대에 거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그는 2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끝에 총 유효득표수 2백50표 가운데 1백39표를 얻어 1백10표에 그친 강전내무부장관을 29표차로 제쳤다.
앞서 열린 1차투표에서는 고전구청장이 1백9표, 강전장관이 77표, 송시장이 42표, 김태홍(金泰弘)전광주북구청장이 22표를 얻었으나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2차 결선투표에 들어갔다.
이번 경선 후보 등록 때만 해도 고전구청장이 선출되리라고 기대하는 분석은 거의 없었다. 경선전 광주 전남기자협회 광주사회조사연구소 등이 실시한 시민여론조사 결과도 송시장 강전장관 김전구청장 고전구청장 순으로 고후보가 꼴찌였다.
당초 약세로 분류됐던 고후보가 시장후보로 선출된 것은 대부분의 공직생활을 광주에서 해온 토박이인데다 광산구청장 재직시 꾸준히 대의원들을 접촉해 지지기반을 넓혀온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후보는 그동안 ‘토박이 서민시장’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운동을 해왔다.
반면 송시장과 강전장관은 유명세만 믿고 대의원 접촉에 소홀했다는 분석이다.
고후보는 광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교사생활을 하다 검찰공무원으로 진로를 바꿔 광주지방검찰청사건과장 공안과장 등을 지냈다. 틈틈이 공부를 해 조선대에서 정치학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장학회를 만들어 불우학생들을 돕기도 했다. 그는 후보로 선출된 뒤 “광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를 시장 후보로 뽑아줘 감사드린다”며 “개인의 능력은 보잘 것 없지만 시민들이 밀어주신다면 광주를 꿈이 있는 도시, 미래로 도약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앙당이 중립을 지킨 게 승리의 주요요인이었다고 말했다.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경선 결과에 대해 “전혀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한결같이 대의원들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김 권·정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