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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野 전략]「원내외서 투쟁」선언

입력 | 1998-04-27 19:56:00


초읽기에 들어간 여권의 본격적인 정계개편 추진에 대응, 한나라당의 행보가 갈수록 예민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27일 국회에서 전국 지구당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김대중(金大中)정권의 야당파괴규탄대회’를 가진 데 이어 여권의 ‘정치보복성 수사’와 경제대책의 혼란을 추궁하기 위한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키로 했다.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는 ‘전방위(全方位)공세’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특히 이날의 야당파괴 규탄대회는 한나라당이 여권의 정계개편 추진에 대해 느끼고 있는 위기의식이 단적으로 표출된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여권이 경제대책의 혼선과 무리한 정국운영, 지역편중인사, 공동정권의 분열위기를 은폐하기 위해 검찰까지 동원해 야당파괴공작을 벌이고 있다”며 대여(對與)강경투쟁의 전의(戰意)를 다졌다. 그러나 막상 한나라당은 앞으로의 대여투쟁의 수위를 어떻게 조절하느냐를 놓고 내부적으로 적지 않게 고심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당이 처해 있는 심각한 상황을 감안하면 초(超)강경투쟁에 나서고 싶지만 아직은 명분축적이 덜 돼 있다”며 강경 일변도로만 치닫기 어려운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또 정부 여당의 경제대책 혼선을 지적하기 위해 당력을 할애하고 싶어도 ‘발등의 불’인 의원 빼가기에 대처하는데 당력의 대부분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게 한나라당이 처한 모순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일단 △당 내부전열 정비 △임시국회 개최와 국회농성 등 원내투쟁 △지방순회 규탄대회 개최를 통한 장외(場外)투쟁 등 투쟁의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가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함께 현정부 출범과 함께 미해결로 남았던 총리임명동의안 표결 투표함의 개함문제도 실제로는 ‘엄포’ 외의 뾰족한 대처방안이 없다는 게 한나라당의 고민이다.

그러나 수도권지역 의원들의 탈당이 가시화하고 검찰의 ‘환란(換亂)’ 및 종금사 개인휴대통신(PCS)수사가 본격화해 한나라당 소속의원 중 ‘정치적 피해자’가 생길 경우 대여강경투쟁의 명분이 생길 것이라고 당지도부는 설명하고 있다.

〈이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