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여권의 의원빼가기 ‘외우(外憂)’와 싸우기도 벅찬 마당에 시도지사후보 공천잡음이라는 ‘내환(內患)’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나라당의 광역단체장 공천 분란은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전략지역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의 거점이기도 한 부산 경남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장후보의 경우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던 이명박(李明博)전의원이 25일 마감한 후보등록에 신청조차 하지 않은 채 30일로 예정된 경선을 5월6,7일경으로 연기해 주도록 강력히 요청했다.
이전의원은 선거법 위반사건의 2심판결이 28일로 예정돼 있어 준비할 시간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반면 최병렬(崔秉烈)전의원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최전의원은 이전의원의 경선연기 요청에 대해 “당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최기선(崔箕善)시장의 자민련행으로 일격을 맞은 인천은 시장후보를 영입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으나 성과가 없는 상태.
특히 의원들의 동요가 심한 인천은 경쟁력 있는 시장후보를 내지 못하면 의원들의 집단탈당이 이어질 것이라는 소문마저 무성하다.
부산의 경우 김기재(金杞載)전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배수진으로 경선 불참을 고집하는 바람에 중앙당에서 안상영(安相英)전부산시장을 경선 예비후보로 추천했다. 이에 따라 이미 공천을 신청한 문정수(文正秀)시장과 안전시장을 놓고 30일 시장후보 경선이 실시된다.
한나라당은 김전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서더라도 당공천 후보가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점 때문에 고심중이다.
경남은 도지부 운영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중앙당에서 이미 김혁규(金爀珪)현지사를 후보로 확정했다.
그러나 공천을 신청했던 김용균(金容鈞)전헌재사무처장이 후보 추천절차를 문제삼아 승복하지 않고 있다.
김씨는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헌 당규상 도지부 운영위는 지사후보 추천권한이 없는데도 김지사를 후보로 추천한 것은 불법”이라며 공천장 수여중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김차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