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나는 더이상 ‘우리’가 아니다. 회사는 회사, 나는 나일뿐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9일 ‘국제통화기금(IMF)사태와 라이프스타일 변화’란 제목의 설문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IMF사태이후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화되면서 ‘주는 만큼 일하고 일한 만큼 보상받는다’는 의식이 직장인 사회에 뿌리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IMF체제가 지속될수록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약화되고 한탕주의가 직장인들을 유혹, 산업스파이사건이 빈번할 것으로 전망했다. 평상시 조용히 근무하던 직장인이나 연구원들이 외부의 유혹에 넘어가 수시로 산업스파이가 되는 이른바 ‘레옹’식 스파이가 늘어난다는 것.
또 피곤한 현실을 탈출하기 위해 종교에 귀의하거나 귀농하는 현상, 아예 힘든 조국을 떠나는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사이비 종교와 복술(점)이 기승을 부리고 마약 알코올 성범죄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이 보고서는 전망.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현실도피 성향과 맞물려 ‘그때를 아십니까’류의 히트상품을 양산하며 영화 광고 가요 등 대중문화에도 복고주의 경향이 강해진다고.
이밖에 △밖으로는 애국심을 주창하면서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적응하려는 이중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이 새로운 가치로 정립돼 사회 각부문에 침투되며 △경제성이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부상,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증가한다.
그러나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 언론매체에서 재조명되는 등 인간적인 따뜻함을 추구하는 현상과 △금모으기 국산품 애용에서 나타난 애국심 증대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