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집필한 ‘공산당 선언’의 출간 1백50주년을 기념하는 공산당 선언 신간이 근로자의 날인 1일부터 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 월 가(街)와 런던 금융가 서점에서 시판된다.
미국의 유명출판사 ‘버소’가 출판하고 뉴욕 타임스 등이 서평에서 소개해 관심을 끌고 있는 신간은 공산당 선언 탄생을 ‘축하’하기 보다는 ‘희롱’하는 성격이 짙다.
CNN은 “공산주의가 종언을 고하고 월가가 역사상 최고의 상종가를 치는 98년, 공산당 선언이 과거 자신의 적으로 규정했던 자본주의의 아성에서 유해가 돼 치욕을 당하는 꼴”이라고 전했다.
또 일부 보수적인 신문들은 공산당 선언이 “공산주의라는 한 유령이 지금 유럽을 휩쓸고 있다”는 말로 시작된다는 점에 착안, “공산주의가 정말로 유령이 되긴 됐다”고 비꼬고 있다.
1848년에 나온 첫 출판본이 23쪽짜리의 초라한 팜플렛 형태였다.그러나 신간은 1978년 구소련에서 망명한 디자이너의 솜씨와 출판사가 돈을 들여 96쪽짜리의 세련된 ‘상품’으로 변했다.
굴지의 책판매업체인 반스&노블은 권당 12달러(1만5천여원)인 이 책자를 초판으로 2만부를 인쇄, 미국과 영국의 4백83개 서점에 배포했다. 회사측은 새 책이 ‘더 이상 위험물이 아닌 돈 벌이가 되는 상품’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출판사인 버소의 콜린 로빈슨사장은 이 신간본이 “자본주의에 반성과 겸손을 촉구하는 책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알 수 없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지금 공산당 선언은 ‘월가의 파티(자본주의를 의미)’도 결코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윤성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