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辛格浩·76)롯데그룹회장이 올해도 어김없이 수몰된 고향 방문에 나선다. 벌써 28년째 하고 있는 연례행사다.
신회장은 3일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마을에서 고향사람들을 불러 모아놓고 옛 정을 나누는 한바탕 잔치를 벌일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에 한달씩 번갈아가며 집무를 하는 신회장은 이 잔치를 위해 2일 일본에서 귀국한다.
신회장의 출생지는 경남 울주군 산남면 둔기리. 태화강에 인접한 이 마을은 60년대말 대암댐 건설로 수몰됐다. 청년시절 맨손으로 일본에 건너가 지금의 롯데그룹을 일궜던 신회장은 고향사람들이 수몰로 흩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마을 이름을 딴 ‘둔기회’를 조직했다. 그 뒤 매년 5월이면 고향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에 모여 잔치를 벌여왔다.
둔기회 회원은 처음에는 수십명에 불과했으나 아들 손자 며느리 등 가족들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7백명에 달한다. 잔치에는 이들 모두가 초청되며 신회장의 친인척들도 모두 참석한다.
검소하기로 소문난 신회장이지만 둔기회 잔치에만은 소 돼지를 잡고 소주 막걸리 등 술도 풍성하게 내놓고 있다.
신회장은 마을잔치를 끝내고 5일경 귀경, 롯데호텔 집무실에 머물면서 계열사 사장단 보고를 받고 잠실제2롯데월드 신축을 위한 일정을 진두지휘할 계획.
〈김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