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31일이 되면 컴퓨터 ‘2000년 문제(밀레니엄 버그)’로 인해 세상이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2년전쯤 받은 적이 있다.
당시에 나는 “혼란이 있겠죠. 그러나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는 그때 가봐야 압니다”라고 그 질문에 대답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밀레니엄 버그는 소프트웨어가 숫자로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밀레니엄 버그는 컴퓨터가 사회보장제도와 금융분야에서 잘못된 연산을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
자동 에어컨 장치를 갑자기 멎게 하거나 가스의 정상적인 공급을 방해할 수도 있다. 날짜 계산이 필요한 것은 어떤 것이든 훼방을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이 2001년에 은퇴한다면 컴퓨터는 01을 1901년이라고 생각하고 당신이 고용되기도 전에 이미 회사를 그만뒀으니 연금은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을 내릴지도 모른다.
2000년이 되기 전에 두 자리 숫자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업체들이 컴퓨터판매회사와 전문컨설턴트의 도움을 받고 있다. 아마도 비용문제로 오래전부터 두 자리 숫자를 사용하고 있는 메인프레임(대형컴퓨터)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프로그램의 어느 구석에 문제가 숨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다 찾아봐야 한다는 게 가장 어려운 점이다.
간혹 199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소프트웨어중에도 밀레니엄 버그를 지닌 제품들이 있다. 소비자들은 날짜를 두 자리 숫자로 표시하길 원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당신도 병원에 가서 진료카드에 생년월일을 쓸 때 본능적으로 두 자리 숫자를 기입하듯 프로그래머가 고객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주요제품 가운데 3개가 밀레니엄 버그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 프로그램들은 모두 1995년 이전에 발매된 것들이다.
나는 모든 컴퓨터 시스템을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보는 것을 우선 권하고 싶다. 일단 시스템의 목록을 만들어야만 분석하고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가 있는 응용프로그램은 같은 기능의 신제품으로 업그레드 하고 필요하다면 오래된 시스템 중 일부는 아예 바꿔버리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
여기 당신이 해야 할 일이 몇가지 있다.
첫째는 될 수 있으면 재고상품이 아닌 최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라. 유명 회사가 최근에 발매한 소프트웨어들이 상대적으로 밀레니엄 버그로부터 안전하다.
둘째, 사업상 파트너들과 함께 의논하라. 전자시스템의 인터페이스를 파트너와 함께 테스트하라.
셋째는 실패할 경우를 대비하라. 계속 가동시켜야만 하는 중요한 기능은 유사시에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밀레니엄 버그가 쉬운 것은 아니다. 모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날짜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를 시험해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능한 모든 문제를 명시하고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어려울 것도 없다.
모든 사람이 밀레니엄 버그에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2001년에도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정리〓정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