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높게 9천1백선을 돌파한 다우존스 공업지수가 한때 9천대 이하로 떨어져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가 생겼다. 투기자금이 집중돼 부풀려진 주가는 투자자의 신뢰에 바늘구멍만한 틈만 생겨도 폭락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투자자들이 90년대 내내 일본이 겪고 있는 거품붕괴 상황을 떠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의 미국경제와 8년전 일본경제는 크게 다르다. 당시 일본 은행들은 시장과열로 턱없이 비싸진 부동산을 바탕으로 주식매집 및 대출경쟁을 벌였다. 일본기업은 규제에 발이 묶였고 정부는 허둥댔다.
현재 미국경제는 사상 최저수준인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안정적인 채권 및 부동산 시장, 건실한 금융기관 등 어느 모로 보나 불황을 두려워할 상황이 아니다. 백번 양보해 앞으로 경기지표들이 다소 후퇴하더라도 이는 주기적인 경기후퇴일 뿐이지 투기수요가 사라져 맞게 되는 거품붕괴 상황이 아니다. 다만 주가가 너무 빨리 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주가는 얼마든지 오르고 내린다. 단적으로 말해 주가가 2천포인트 떨어지더라도 이는 불과 1년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에 불과하다. 물론 투자자들의 자산가치 하락으로 구매수요가 줄어들 수는 있다.
일부에서는 높은 고용률이 임금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물가상승을 부추기지 않을 것인지 우려한다. 그러나 고용주는 가격인상이 매출을 줄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노동자도 임금인상이 실업증가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안다.
임금인상이 쉽게 물가상승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리〓김승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