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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침수]서울市 7호선복구 「우왕좌왕」

입력 | 1998-05-03 20:17:00


서울지하철 7호선 침수는 서울시의 안일한 행정과 현장 관계자들의 초동대응 소홀 등이 맞물려 빚어진 인재(人災)이지만 사후 수습 역시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시는 7호선 구간에 임시 셔틀버스를 투입하는 등의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교통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해당지역 주민들의 불편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복구지연 ▼

서울시는 7호선 복구시한을 3일 오후3시→오후6시→밤늦은 시간으로 계속 늦추어 발표하다 침수피해가 예상외로 크고 양수기 가동이 제대로 안되자 물빼기 작업에만 이틀이 더 걸린다고 발표했다.

11개 구간에 갖다 놓은 양수기는 3백50대나 되지만 전선케이블을 구하지 못해 3일 오전까지도 6개 역에서 49대만 가동했다. 특히 사고당일인 2일 오후 7시반경 물막이 공사가 마무리됐지만 태릉역을 제외한 나머지 역에선 물을 거의 뿜어내지 못했다.

▼ 교통대책 ▼

하루 20만명에 이르던 지하철 7호선 승객이 승용차를 이용하거나 버스 택시로 몰리면서 혼잡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4일부터 7호선 복구가 끝날 때까지 도봉산∼건대입구역 구간에 셔틀버스를 투입, 5분 간격으로 운행토록 했다.

도봉산역에서는 오전5시, 건대입구역에서는 오전6시경 출발하며 7호선 모든 역에 정차한다. 4개 회사가 25대를 투입할 예정.

▼ 배상책임 ▼

서울시는 복구작업이 끝나면 6호선 환승구간 공사를 맡은 업체에 대해 관리소홀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강덕기(姜德基)서울시장 직무대리는 “일단 열차가 정상적으로 다니게 되면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감리를 맡은 우대기술단의 잘잘못을 가려 배상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정확한 피해액은 침수된 역에서 물을 완전히 빼낸 뒤 점검해야 알 수 있지만 시설 복구비와 시민피해를 감안하면 7백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우선 시설 설비파손비와 운행중단으로 인한 수익금 감소분만 1개 역당 22억1천만원으로 2백43억1천만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중랑천 물을 막기 위해 쌓은 물막이용 임시제방이 부실시공됐는지, 아니면 제대로 만들었는데도 엄청난 수압 때문에 불가항력으로 무너졌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태원·하정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