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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무용단 사포,「광주의 恨」 춤통해 풀어내기

입력 | 1998-05-04 07:50:00


춤으로 형상화한 광주민주화운동의 아픔과 화해. 95년 ‘그해 5월’, 97년 ‘편애의 땅’ 등 광주의 한과 분노를 절제된 몸짓언어로 풀어낸 현대무용단 사포가 이제 마무리작업을 펼친다.

완결편의 제목은 ‘그들의 결혼’. 13,14일 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무대.

왜 ‘결혼’일까. 결혼이라는 제의(祭儀)로 풀어본 항쟁 이후 오늘의 광주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지금은 무엇으로 살아도 그들 곁에 설 수 없지만/어느해 오월, 곁에 앉아 손잡을 그 날을 꿈꾸며/이 땅에 남겨진 우리, 사랑을 가꾸며 살자.”

공연 프로그램에 소개된 글이다. 이 땅에 남은 사람들에게 서로의 이해와 화해를 촉구하는 내용.

“80년 5월의 상황을 체험한 사람은 소수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수죠. 그 양쪽에 구체적인 성격을 부여해 보았습니다.”

현대무용단 사포 단장인 김화숙(원광대교수)은 사람과 사람이 부딪쳐 변화하는 과정을 ‘결혼’으로 상징했다고 설명한다.

사포가 앞서 공연한 ‘그해 5월’과 ‘편애의 땅’은 “처절했던 역사를 절제된 의식과 완전한 감정이입으로 형상화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들의 결혼’에는 박순옥 박진경 등 20명이 출연한다. 앞의 두 작품처럼 한혜리가 대본을 쓰고 이상일이 슬라이드 영상을 담당했다. 사포는 올 12월 ‘광주 3부작’을 잇달아 한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유윤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