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시판하고 있는 정기예금 금리가 장단기 실세금리의 하락에 맞춰 올들어 처음으로 연 16%대로 떨어졌다.
작년말을 전후해 은행간 고금리 수신경쟁이 벌어지면서 예금금리는 한때 연 20%까지 급등했었으나 실세금리 하락과 정부의 고금리 예금 경쟁규제가 맞물리면서 향후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미은행은 실세금리연동 정기예금인 ‘더모아확정예금Ⅱ’의 1년제 수신금리를 6일부터 연 16.5%로 0.5%포인트 인하키로 했다. 한미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1월말 연 20%로 고시한 이후 3개월여만에 3.5%포인트 하락했다.
상업은행은 2일 1년제 실세열매통장 금리를 16.5%로 0.5%포인트 내렸으며 하나은행과 보람은행도 1년제 정기예금 금리를 연 16%대까지 끌어내렸다.
또 은행권 수신상품 가운데 금리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3개월짜리 정기예금금리도 0.3∼0.7%포인트 가량 떨어지는 등 각 은행들이 실세금리 하락추세에 맞춰 자발적으로 재빠르게 예금금리를 낮추고 있다.
후발은행의 한 관계자는 “실세금리 하락으로 현재의 확정금리 상품 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사실상 손해(역마진)가 불가피하다”며 “연 18%이상 이자를 줄만한 자금운용처도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대형은행의 개인고객팀 관계자도 “은행들이 당장은 1년짜리 수신금리는 16%대, 3개월은 17%대까지 낮추겠지만 실세금리 하락에 따른 추가하락폭은 종전보다 클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