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방법이 신고내용과 달리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면 경찰이 이를 진압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항소8부(재판장 朴泰範부장판사)는 5일 당국에 신고한 적법시위를 경찰이 강제로 진압,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李모씨 등 1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경찰의 진압은 정당하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李씨 등이 관할경찰서에 구체적인 시위방법을 밝히지 않은 채 신고를 한 뒤 민주노총 등이 참여한 「양심수 석방을 위한 행진」에 포승으로 신체를 묶고 죄수복 형태의 옷을 입은 채 참여한 것이 인정된다』며 『경찰은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거나 자극받을 가능성이 있는 방법으로 진행되는 시위를 사전에 예방할 의무가 있는 만큼 경찰측의 진압조치는 정당하다』고 밝혔다.
李씨 등은 지난 96년 8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가 주최하고 민주노총 등 14개 시민·노동단체가 참여한 거리행진에 참여, 명동성당을 출발해 시위를 벌이다 중부경찰서측이 죄수복 대신 평상복을 입을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진압하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