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중 거대야당인 한나라당의 ‘원내과반수’가 깨지고 말 것인가.
현재 국회 재적의원수는 2백92명. 따라서 과반수의석은 1백46석이나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이 한나라당소속인 점 등을 감안하면 ‘안정과반수’는 1백47석이라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명섭(金明燮)의원이 4일자로 탈당계를 제출, 한나라당 의석은 1백49석으로 주저앉았다.
여기에다 서울 인천 경기지역 의원 4,5명이 이번주중 추가로 움직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어 한나라당의 과반수의석 붕괴 여부가 정가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3명이상의 탈당자가 더 나올 것이냐에 대한 여야의 주장은 전혀 상반된다.
국민회의는 이번주중 한나라당의 과반수의석 붕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6·4’지방선거 일정을 감안, 그동안 영입작업이 상당히 진척된 한나라당 의원 4,5명을 금명간 탈당시켜 과반수의석을 무너뜨린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국민회의 인사들은 정영훈(鄭泳薰)의원 등 경기지역 의원 2,3명과 인천지역 의원 1,2명을 상대로 탈당결행을 촉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 한 관계자는 “입당대상 의원들은 지구당위원장 자리와 기초단체장 공천권 등을 보장받고 입당시기만을 저울질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N의원 등도 국민회의 입당의사를 밝혔으나 국민회의측이 한보사건 등과 관련된 이들의 입당수용여부를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 고위관계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최근 당의 핵심인사들에게 ‘한나라당 의원들의 입당요구는 뭐든지 들어주라’고 독려해 영입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민련도 강원과 영남권 의원들을 대상으로 영입작업을 계속 추진해 현재 1,2명의 입당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당분간 더이상의 탈당자가 없을 것이며 따라서 ‘과반수 지키기’는 무난하다고 호언하고 있다. 하지만 ‘6·4’지방선거 이후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번주중 또는 지방선거전에 한나라당의 과반수의석이 무너진다고 해서 곧바로 국회가 ‘여대야소’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국민신당 8석과 무소속 3석이 있기 때문.
그러나 그동안 공동여당의 행보에 제동을 걸어온 한나라당이 과반수의석을 잃을 경우의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당장 15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권이 “국정주도의 책임 감안”을 주장하며 과반수의석도 못가진 한나라당에 국회의장직은 물론 주요 상임위원장직을 내주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권은 국민신당과 무소속을 다독거려가며 김종필(金鍾泌)총리 인준문제를 ‘재투표’를 통해 마무리짓고 싶어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나라당은 전열이 흐트러진 내부를 수습하고 훨씬 강해진 여당을 대하느라 안팎으로 고민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양기대·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