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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외고 교사들, 실직가정 학생 돕는다

입력 | 1998-05-05 22:24:00


‘가정형편이 어려워진 제자들을 우리 손으로 돕자.’

서울 대일외국어고 교사들은 3월부터 매달 월급에서 1만원씩을 모아 제자들을 위한 장학기금을 모으고 있다.

교사들이 직접 장학기금을 모으는 이유는 부모의 실직 등으로 수업료를 제때 못내는 제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

교사들은 학기초 ‘촌지 안받기 운동’을 벌이면서 학부모들에게 “촌지 대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학부모들이 장학금 전달의사를 밝혀오자 교사들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 12명을 골라 장학결연을 하도록 주선했다.

학부모 1명이 학생 1명의 1년치 수업료인 1백40여만원을 책임지도록 한 것.

그래도 수업료를 못내는 학생이 늘어만가자 교사들이 직접 박봉을 쪼개 제자 돕기에 나섰다.

교사 61명 전원이 자진해서 장학기금을 내는 한편 학부모들도 ‘교사장학회’에 기부금을 낼 수 있도록 했다.

환율상승으로 월급이 줄어든 외국인 강사 20여명도 동참의사를 밝혀와 장학기금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늘어나게 됐다.

장학회 간사 정상재(鄭相在·41·사회과)교사는 “최근 촌지비리로 물의를 빚은 교사들 때문에 교사들의 이미지가 크게 나빠졌다”며 “이번 장학사업이 학부모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