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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관계 멀어진다?…美학자 논문서 『일본을 경멸하라』

입력 | 1998-05-06 19:56:00


“미국이 ‘일본 때리기’에서 ‘일본 건너뛰기’로 변하고 있는가.”

워싱턴포스트지는 2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6월28일부터 7월4일까지 중국을 방문하면서 일본에 들르지 않는 일정과 관련, 일본에서 미국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클린턴대통령의 국내일정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미국이 아시아의 전략적 동맹관계를 일본에서 중국으로 점차 이전시키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 현재 미일(美日)관계를 극명히 보여주는 이같은 의혹에 기름을 부은 것은 최근 발간된 포린 어페어스에 실린 저명한 일본전문가 에드워드 링컨 브루킹스 연구원의 ‘일본을 경멸하라’는 제목의 논문. 월터 먼데일 전부통령의 일본대사시절 보좌관을 지냈고 일본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워싱턴 일본경제연구소 연구원출신인 링컨은 미국의 대표적 지일파.

그런데도 그의 글은 매우 도발적이었다. 그는 일본이 한국 등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국가들의 상품을 수입해 위기극복을 도와야 할 세계경제적 책임을 도외시하고 대미(對美)수출에만 주력함으로써 시장개방과 규제완화에 실패한 자신들의 경제적 부담을 고스란히 미국에 전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심지어 “일본과 예정된 회의를 취소하고 그들의 자문에 응하지도 말 것이며 일본측으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도 받지 않음으로써 그들에게 이제 일본은 더이상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동반자가 아니라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파문이 커지자 클린턴대통령이 직접 4일자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들(일본인)에게 좋은 동반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하는등 진화에 나섰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