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훌륭해선 안돼요. 훌륭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하층민이 생기잖아요? 살아보니 다 허무한데…. 잘난 사람들이 위에서, 앞에서 까분다고 이 세상이 좋아진 게 있습니까? 그저 이 세상은 보통 사람들이 살다 가고 살다 가고 해야지….”
‘몽실언니’와 ‘강아지 똥’으로 유명한 동화작가 권정생선생의 말입니다. 안동에 혼자 사는 권선생은 그의 소원처럼 요즘도 ‘똥’같이 삽니다. 한달 생활비가 5만원도 들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혼자 되뇝니다.
“나는 언제 어른이 되려는지 아직도 만날 슬프고 아름다운게 좋구나”라고.
욕망을 버리면 모든게 환하게 보입니다. ‘욕망의 봄꽃’들이 지쳐 떨어지니 연초록이 눈부십니다. 책이나 한짐 가득지고 청산에 들어가 숨고 싶습니다. 아, 먹물들은 역시 ‘똥’같이 살기는 틀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