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튀어야 잘 팔린다.’
가전업체들이 상식을 뛰어넘은 파격적인 디자인의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기능과 가격에서 우위는 기본이고 이젠 시장에서 사활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는 디자인으로 인식, 업체간 디자인 싸움에서 불이 붙었다. 불황 속에서도 디자인이 기발한 제품은 좋은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자레인지에 ‘물고기 디자인’을 도입, 큰 성공을 거뒀다. 삼성 전자레인지의 월평균 판매량은 3만5천대 규모. 물고기 디자인 모델 제품들은 지난해 처음 나올 때 판매량이 월 3천대 규모였으나 올 1·4분기(1∼3월)에는 월 8천∼9천대로 늘었다. 삼성은 여기에 고무돼 물고기 디자인을 7가지로 늘렸다.
삼성은 또 소형 카세트 제품도 ‘개구리 왕눈이형’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카세트 전체 판매량 중 왕눈이 디자인이 43%나 차지한다.
대우전자의 CD카세트 ‘아라조’는 우주선 발사대를 연상케 하는 이른바 ‘3차원 디자인’. 미국의 프로그램디자인사와 공동작업을 통해 얻은 작품이다. 입체감이 뛰어나고 시각적인 독특함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신세대의 호응을 받고있다.
탱크 냉장고 ‘냉기그물’은 사용환경과의 조화를 이루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형제품에 맞는 웅장함과 함께 실내공간과의 어울림을 꾀한 것이다.
LG전자에서는 가스오븐레인지 ‘쁘레오’의 디자인이 눈에 띈다. LG가 백색 가전의 차세대 주력 품목으로 선정, 집중 육성키로 한 이 제품은 유럽풍 디자인이 돋보인다. 작년 10월에 처음 선보인 쁘레오는 올들어 매출이 작년말보다 40% 이상 급신장했다.
LG는 디자인 중시 전략에 따라 ‘디자인 입찰제’를 시행중이다. 디자인 설정 단계에서 소속 디자이너들과 외부 디자이너 팀이 각각 동일 제품의 디자인에 들어간다. 최종 선택은 소비자 조사를 통해 이뤄진다. 휴대용 카세트인 아하프리 3탄은 이 방식을 통해 디자인이 결정됐다.
〈이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