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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군부 『개혁요구 수용 검토』…입장변화 주목

입력 | 1998-05-08 19:40:00


인도네시아사태가 유혈폭동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위란토 통합군사령관이 7일 “군이 개혁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밝혀 군부의 향배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수하르토정권의 최후 버팀목으로 전국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인 군부의 입장변화에 따라 인도네시아사태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군부가 개혁요구 수용의지를 밝혔지만 일부 학생들이 주장하는 ‘수하르토 하야’와 같은 극한상황을 지지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위란토사령관이 “군은 개혁이행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으나 이는 점진적이고 헌법에 의거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 이를 말해준다. 현 체제속에서 점진적이고 부분적인 개혁을 지지한다는 뜻이다.

군부는 태생적 한계상 학생들의 개혁요구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돼 있다.

기본적으로 군부는 수하르토정권의 기득권 계층이다. 군부는 헌법제정과 대통령 선출권을 가진 국민협의회(국회)의 5백석중 75석을 배정받는다. 정부기관의 경우 66년 군출신 비율이 29%였으나 71년 71%, 80년 89%로 크게 늘어났다.

현재는 50%선으로 떨어졌지만 주요 공직은 여전히 군출신이 독점하고 있다.

군부 실세들은 대부분 수하르토의 근위세력이다. 위란토통합군사령관과 스야프리 스얌스딘 수도방위사령관이 수하르토의 전속부관 출신이며 프라보 수비안토 전략군사령관은 그의 사위이다.

이런 한계속에서도 군부의 향배가 관심을 끄는 것은 군부가 ‘중재자’로서 할 수 있는 역할 때문이다.

여전히 개혁요구에 소극적인 수하르토를 설득할 수 있는 세력은 역시 군부뿐인 것도 사실이다.

군부가 당장 수하르토에게서 큰 양보를 얻어내기는 어렵더라도 경제난이 악화하고 시위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가중될 경우 군부의 설득은 상당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수하르토 일가의 전횡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군부에 영향을 미치면 특히 불만세력인 군부내 이슬람세력이 이반세력으로 나설 가능성은 더욱 높은 편이다.

〈황유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