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과 소 1천마리.
1천마리의 소떼가 뽀얀 흙먼지를 일으키며 판문점을 지나 북한땅으로 달려가는 대장관을 과연 구경할 수 있을까.
정명예회장이 소 1천마리를 몰고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거듭 밝힘에 따라 현대그룹에서는 소 수송방법을 놓고 고심중이다.
정명예회장은 판문점 통과 방법에 대해 “소를 몰고 걸어서 가면 된다”고 했지만 소 1천마리를 몰고 가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현대측 설명. 우선 사람이 몰고 간다고 했을 때 한사람에게 5마리씩 배정한다고 해도 2백명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로선 트럭 수송이 가장 유력하지만 이것도 자유의 다리 안전점검 등 사전작업이 복잡하다. 다리가 노후해 5t트럭이상은 무리가 있다는 것. 그나마 5t트럭에는 소를 3,4마리밖에 실을 수 없어 최소한 2백50대의 트럭이 가야 한다. 문제는 북한측의 태도. 북측은 당초 비공개적으로 소 선물을 받기 원했으며 아직 현대측의 계획에 대해 수용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소 1천마리가 동시에 판문점을 통해 전달될 경우 자칫 세계적인 주목을 끌게 될 것을 우려하는 눈치라는 것.
현대 관계자는 “소를 몰고 가 민간인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겠다는 것이 정명예회장의 간절한 소망이지만 소 때문에 방북자체가 무산되어서는 안된다”며 “북측의 이해를 구해 갈 수 있는 방법을 궁리중”이라고 밝혔다.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