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마우스’ ‘도널드 덕’ ‘헬로 키티’…. TV 장난감 가방 옷 등 어느 것에서나 볼 수 있는 외국산 캐릭터들. 이를 대체할 국산 캐릭터를 만드는 데 무수한 밤을 설치고 있는 젊은 팀이 있다. 에버랜드 캐릭터팀.
“그림은 좋아보였는데 막상 시제품은 별로야.” “염색 색도가 낮아서 그런 것 같아요.” “단순히 색도 문제가 아닌 것 같아. 캐릭터를 조금 변형해 다시 해보지.”
팀내 캐릭터 디자이너 9명의 밤 9시회의. 대표 캐릭터인 ‘킹코’와 ‘콜비’가 인쇄된 공책 시제품을 놓고 갑론을박. 결국 모양을 단순화하고 색도를 높이는 쪽으로 결론이났다.
팀원들은 다시 수십차례 파지와 컴퓨터 합성작업을 거쳐 마음에 드는 모양을 찾는 데 전념. 베테랑 디자이너 안소영주임(27·여). “실제 옷에 인쇄하거나 인형을 만들어 보면 도안과는 느낌이 다른 경우가 많아요. 다섯차례까지 시제품을 만든 적도 있어요.”
디자인팀 안상모과장(39). “거의 모든 동물이 캐릭터로 개발돼 새로운 동물을 찾기가 어려워요.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캐릭터 하나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니군요.”
캐릭터팀이 구성된 것은 지난해 11월. 테마공원내 마스코트 판매에서 벗어나 국내시장, 나아가 세계시장을 겨냥해 캐릭터 디자이너를 대폭 보강하고 유통파트도 새로 만들었다.
그동안 만든 캐릭터는 7종. 에버랜드 내 캐리비언 베이의 캐릭터인 개구리 ‘꼬끼’와 ‘우끼’, 꿀벌 ‘프리비’와 ‘하이비’, 백호 ‘화이거’….
성과가 좋아 호주에 이들 캐릭터 상품 5만1천달러어치를 수출했다. 국내에서도 경기 성남시 분당의 에버랜드 캐릭터 전문매장과 전국 대리점을 통해 자체 생산한 캐릭터 상품 4억5천여만원어치를 팔았다. 문구 및 완구업체 29곳에 캐릭터를 빌려주는 라이선스 계약액도 5억원.
아직은 연간 5천억원 규모인 국내 캐릭터 시장의 95%를 차지하는 외국산 캐릭터 사업에 비하면 미약한 편. 그래도 올해 목표는 2백40억원선.
상품팀의 권영만과장(38)은 “월트 디즈니의 경우를 보더라도 캐릭터 사업은 만화나 영상을 통한 복합 산업”이라며 “부가가치가 커 이 분야 진출도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이 팀은 내년 토끼해를 겨냥한 캐릭터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윤양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