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기국회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11일의 국회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는 11명의 여야 의원이 나서 ‘환란(換亂)’책임, 실업대란, 대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 문제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오전10시로 예정된 대정부질문은 의원들의 고질인 지각출석 때문에 30분 늦게 시작됐다. 그나마 80여명에 불과한 참석의원들도 수시로 들락거려 본회의장은 내내 한산한 분위기였다. 이에 김수한(金守漢)의장은 “이렇게 의석이 한산해서는 실업의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에게 실망만 안겨준다”고 의원들의 참석을 독려했다.
한편 정부측 답변은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서리가 본회의장에 나올 수 없는 관계로 선임장관인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이 도맡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같은 점을 비꼬아 이장관을 시종일관 ‘이총리대행’이라고 호칭했다.
○…여야의원들은 동아건설이 추진중인 김포매립지 용도변경문제를 놓고 당론에 상관없이 치열한 대결을 벌였다.
자민련 이원범(李元範)의원은 “외국자본이 절실한 상황에서 당초 농지로 허가가 난 김포매립지에 관광레저타운이 들어설 경우 40억달러의 외자가 들어올 수 있다”면서 “정부는 용도변경을 허가, 기업을 회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의원은 “김포매립지가 용도변경된다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을 옮긴 최기선(崔箕善)인천시장에 대한 위자료”라고 반박했다.
○…이원범의원이 한전사장 공채문제를 강하게 비판, 눈길을 끌었다.
이의원은 “산업자원부장관이 경험도 없는 대학교수출신을, 하필이면 국민회의 장재식(張在植)의원의 형을 임명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누를 끼쳤다”면서 “이렇게 한전사장을 임명하려고 했으면 공채를 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의원의 발언에 한나라당 의석에서는 “잘했다”는 환호성이 나왔고 허를 찔린 국민회의 의석에서는 “그만 해”라는 야유가 터져나왔다.
〈공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