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11일 핵실험을 실시한데 이어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하자 적대국가인 파키스탄이 자체 핵실험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등 양국간의 갈등이 핵군비 경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또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파키스탄에 보복 핵실험을 자제해줄 것을 호소했으며 서남아시아 지역의 군비경쟁이 본격화될 것이 우려되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은 대(對)인도 제재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무랄리 마노하르 조시 인도 과학기술장관은 12일 “인도 과학자들은 상황이 요구하는 즉시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으며 이번 핵실험은 인도 과학자들의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총리는 인도 핵실험 사태 등과 관련, 이날 긴급 각료회의를 가진 뒤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계획 책임자를 만나 인도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파키스탄 조야는 자체 핵실험 실시 주장으로 들끓었으며 베나지르 부토 전총리 등 많은 정치인들은 “이달 안으로 자체 핵실험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이날 인도에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추가 핵실험을 동결하고 포괄핵실험금지조약(CTBT)에 서명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은 인도에 대한 직접원조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대인도 장기차관 등 가능한 모든 부문에서 제재조치를 단행하는 것과 함께 올해 말로 예정된 클린턴대통령의 인도 방문 취소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무성은 12일 주일 인도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핵실험에 유감의 뜻을 표명했으며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일본총리는 인도에 대한 정부개발원조(ODA)동결 등 경제제재를 검토할 방침을 시사했다.
인도정부는 11일 세차례의 지하 핵실험을 전격 실시하고 핵무기 제조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처음 선언했으며 인도육군은 이날 사거리 50㎞인 국산 단거리 미사일 ‘트리슐’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핵실험 발표 직후 이를 신속하게 타전, 민감한 반응을 보였고 방글라데시는 “남아시아 지역의 군비경쟁이 촉발되고 지역안정이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뉴델리AFP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