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순환한다.’
세계사의 대명제인 이 경구가 월드컵에서도 입증된다.
‘남미의 축구강호’ 아르헨티나는 슈퍼스타 마라도나가 맹위를 떨친 86멕시코월드컵을 계기로 포클랜드 전쟁 패전의 상처를 말끔히 씻고 국민의 힘을 재집결, 제2의 도약을 위한 힘찬 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다.
아르헨티나의 결승상대는 포클랜드 전쟁의 승전국인 영국이 아니긴 했지만 역시 유럽의 서독.
서독에서는 헬무트 콜총리을 비롯해 각료 국회의원 등 18명이 공금횡령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공군 특별기편으로 멕시코로 날아와 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마라도나를 명실공히 세계최고의 스타로 끌어올린 이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3대2로 승리했다.
포클랜드 패전으로 실의에 차 있던 아르헨티나 국민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알폰신 정부는 아르헨티나의 우승 소식을 접한 7월1일을 임시 공휴일로 정하는 등 국민축제로 연결,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할 수 있었다.
〈배극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