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체제를 돌파하기 위해 기업간의 제휴(포괄적 의미에서 해외 지분 참여 유치, 전략적 제휴, 합작사 설립, 인수 합병 등)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기업문화 경영방식 등이 이질적인 기업간의 제휴는 실패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청된다. 이는 선진국에서도 제휴의 성공 확률이 지극히 낮다는 점에서 잘 증명된다.
미국 매킨지사의 조사결과 70, 80년대 미국 기업의 인수합병(M&A) 성공률은 20% 수준이고 연간 수백건의 M&A를 검토하고 있는 GE사의 분석에 의하면 80년대 주요 미국 기업의 M&A 중 무려 95%이상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제휴 추진과정에서 이질적인 문화 전략 등이 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한 것이 가장 중요한 사유로 꼽히고 있다.
결국 기업간 제휴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상기업 선정 협상 등 일련의 추진과정에서 전략적 접근이 중요하며 특히 다음 사항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첫째, 경영 현장에 밝지 못한 전문가 위주의 사업분석을 경계해야 한다. 제휴대상 물색 및 추진이 회계 및 법률 전문가에 의해서만 주도되면 향후 성공의 중요한 잣대가 되는 상대기업의 경영방식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소홀해지기 쉽다. 이에 따라 계획 초기단계부터 관련분야의 현장에 밝은 실무 전문가의 적극적 참여가 필수적이다.
둘째, 가속도 분위기를 조심해야 한다. 비교적 동질적 성향의 전문가들이 계량분석에 의존하면 성사되는 방향으로 가속도가 붙는다. 따라서 성공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셋째, 협상할 때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합의하고 넘어가야 한다. 추후에 협의하기로 하면 나중에 결별의 불씨가 된다. 가장 느슨한 형태의 제휴인 해외 지분 유치의 경우도 투자선의 성향, 경영방식이 향후 경영행보에 대단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조건이 좋다고 제휴를 서두르지 말고 성공이 가능한 대상을 면밀하게 선정 평가해 처음부터 실패의 씨앗이 잉태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할 것이다.
이종화(한서대교수·경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