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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위 『금융구조조정 5년간 81조원 든다』

입력 | 1998-05-14 19:27:00


국내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5년동안 81조원의 재원이 소요되고 이중 절반 가량인 40조원은 재정으로 충당하게 돼 국민의 세부담이 무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민 1인당 연간 18만6천원 꼴로 현재 1인당 담세액 1백92만원에서 9.7%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14일 ‘구조조정을 위한 공적자금 소요규모 추정 및 재원조달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이 작년말 69조4천억원에서 올 연말에는 1백25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금감위는 부실채권 정리와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81조원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이중 부문별 재정 부담 40조원은 △부실채권 정리 34조원 중 18조원(나머지 16조원은 성업공사 부실채권정리기금 채권 발행) △은행증자 지원 17조원 중 7조원(나머지 10조원은 예금보험공사 채권) △금융기관정리에 따른 예금의 대지급(정부가 도산한 금융기관을 대신해 고객에게 물어주는 예금) 30조원 중 15조원(나머지 15조원은 예금보험공사채권) 등이다. 재정경제부는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이 향후 3∼4년간 총 60조∼70조원에 달하고 이중 정부가 부담해야 할 몫이 그 절반인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부실채권정리에 67조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위해 향후 10년간 매년 8조4천억원의 재정 부담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이에 앞서 14개 종금사를 정리하면서 예금자들에게 5조3천억원을 대지급해줘 정리된 종금사 주주들로부터 대지급 회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재정부담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국민의 조세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실채권 정리에 따른 주주의 책임을 명확히하고 직접적인 과세보다는 채권조달 및 외자유치를 통한 재원 마련에 주력하기로 했다.

정부는 부실채권정리기금 및 예금보호기금 채권 추가발행 등을 통해 기금을 마련하고 내달 방한하는 세계은행(IBRD) 대표단과 협의를 통해 잔여 50억달러 차관을 금융기관 구조조정 자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수십억달러의 금융구조조정 차관을 정부 보증 채권형식으로 해외금융시장에서 발행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서방선진8개국(G8)의 2선 지원자금 80억달러도 연내 도입을 추진하되 자금의 일부를 구조조정재원으로 전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반병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