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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씨 『총리인준 재투표 할 수도』…여야 『웬말?』

입력 | 1998-05-15 19:29:00


김종필(金鍾泌)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문제가 정국의 초점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 내에서 경색정국의 해법으로 재투표논의가 일자 국민회의측이 조심스럽게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가 14일 경남지역 필승결의대회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총리임명동의안 철회를 전제로 재투표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다시 점화됐다.

실제로 그동안 한나라당 내에서는 이한동(李漢東) 김윤환(金潤煥) 신상우(辛相佑)부총재와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 하순봉(河舜鳳)총무 등 지도부가 정국의 ‘걸림돌’인 총리임명동의안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막상 이명예총재의 발언으로 이 문제가 돌출하자 한나라당내의 의견은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장 조총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재투표문제에 대해 “(이명예총재의) 개인적 소견”이라고 일축했다. 초 재선의원그룹은 “이미 헌법재판소에 제소까지 한 만큼 재투표에 응할 경우 자가당착의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 초선의원은 “다른 사람을 지명한다면 몰라도 비현실적인 아이디어”라며 “당지도부가 그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면 비상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의원빼내가기’가 계속되는 데다 김대통령까지 정계개편을 공식 언급한 마당에 타협적인 태도로 비칠 수 있는 재투표논의 자체가 시의적절하지 못하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여권내에서도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회의측이 “공식 제의하면 검토해볼 만한 얘기”라는 반응을 보인 반면 자민련은 “지명철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초 재선의원그룹에서 강경반발 움직임이 일자 재투표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던 한나라당의 당지도부도 일단 움츠러드는 분위기. 결국 열쇠를 쥐고 있는 한나라당의 당론수렴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