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국주의 식민통치의 본질과 그 전개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서가 나왔다. 김운태 서울대명예교수의 ‘일본 제국주의의 한국 통치’(박영사).
일제시대를 시기별로 나눈다면 식민지화 준비기, 민족 수난기, 회유조정기, 병참기지화 및 전시동원기 등 4단계. 저자는 그동안 연구가 미미했던 1930년대에서 45년 해방까지 15년간의 역사를 밝히는데 주력한다.
만주사변∼중일 전쟁∼태평양 전쟁으로 이어지는 이 시대, ‘병참기지’로 전락한 조선에 대한 일제의 침략은 야수의 모습 그대로였다.
‘남면북양(南綿北洋)’ ‘산금장려(産金奬勵)’의 구호아래 진행된 자원수탈에서부터 군인 노무자 군위안부 등 인력동원에 이르기까지. 오죽하면 당시 이런 조선민요가 유행했을까.
‘말을 할 줄 아는 놈은 감옥에/들판에 나가는 놈은 공동묘지에/애새끼 한 놈이라도 낳을 수 있는 계집은 사창가에/지게를 멜 수 있는 놈은 일본에/이러니 아무 것도 남지 않고 텅텅 비었네.’
저자는 70년대부터 일본 국회도서관 등을 오가며 직접 수집해 온 자료를 토대로 당시 조선의 수탈상을 생생히 밝히고 있다.
〈전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