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동안 미국 TV드라마 시청률 1위를 유지해온 ‘사인펠트’가 14일 막을 내렸다. 최종회의 시청자는 약 8천만명.
드라마를 보기 위해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수천명의 군중이 옥외에 설치된 10m짜리 대형스크린 앞에 모여들었고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칸의 미국관에서는 영화상영을 중단하고 드라마를 위성중계했다. 드라마가 만들어낸 ‘야다 야다 야다(나쁜 소식이라는 뜻)’라는 속어는 이날 뉴욕대 졸업식에서 앨 고어부통령이 인용할 만큼 유행어가 됐다.
이같은 열풍덕택에 NBC방송은 마지막 한편 광고비로만 3천2백만달러(약 5백억원)를 챙겼다.
사인펠트는 일상적인 얘기들을 다룬 평범한 드라마.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에서 함께 사는 미혼남녀친구 4명이 자기집착에 빠져 만들어내는 사소한 일들을 코믹하게 그려냈을 뿐이다.
그러나 백인 중상층은 달랐다. 맨해튼에 거주하는 백인의 4분의3이 대졸자이고 3분의2는 미혼. 이들의 연평균 수입은 28만달러. 이들에게는 큰 고민이 있을 수 없다. 드라마에서처럼 “수영장에 들어가면 왜 성기가 위축되는가” “어떤 여자친구에게 피임약을 선물할 것인가” 등 그들만의 ‘고민’을 안고 있고 이를 사인펠트가 공개적으로 대변하자 흠뻑 빠져든 것이다.
사인펠트를 통해 백인 중상층의 힘이 드러났다고 한 사회학자는 분석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