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선진 8개국(G-8) 정상들은 17일 지속적인 세계경제 발전과 고용증진, 국제조직범죄 등 3개항을 집중 논의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사흘간의 회의를 폐막했다.
빌 클린턴 美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 G-8 지도자들은 또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파키스탄의 핵실험 자제를 거듭 촉구하는 등 인도의 핵실험으로 인한 핵군비 확산 가능성에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G8 정상들의 공동성명은 세계 경제의 상호의존 심화에 따른 이익이 모든 사람들에게 확산돼야 하며 아시아 경제의 회복이 세계 경제의 이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고 아시아 경제위기 당사국들의 개혁작업을 전폭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정상들은 지난 5월 참가국이 확정된 유럽통화동맹(EMU)은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환영하고 EMU가 성공적으로 정착해 세계 경제발전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성명은 아시아 국가들이 과거에 보여준 눈부신 성장의 잠재력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강조하고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프로그램을 이행할 경우 경제 안정과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들은 특히 아시아 경제위기가 빈민 등 취약 계층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히고 경제개혁이 취약 계층을 최악의 상황에서 보호하기 위한 정책과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은 아시아 경제위기로 아시아와 서방국에서 모두 단기적인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나올 수 있으나 이는 세계 경제의 안정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G8 국가들은 시장개방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이와관련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다각적인 무역자유화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하고 다른 국가들도 시장개방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공동성명은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세계 에너지시장의 효율적 개편과 환경보호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특히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감축의무를 규정한 교토협약의 철저한 이행을 다짐했다.
G8 정상들은 이와 관련 모든 국가들과 협력해 이른바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감축목표 설정에 더 많은 국가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언급은 한국 등 아직 교토협약의 적용을 받지 않고있는 나라들이 이산화탄소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행토록 하는 국제적 압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명은 유럽 등 선진국들의 심각한 문제가 되고있는 실업문제와 관련, 젊은이들과 장기 실업자 등에 초점을 맞춘 특별한 고용대책을 마련하고 창업을 촉진하며 세제와 복지제도 개편을 통해 구직과 고용 확대를 자극하고 평생교육을 통한 취업능력 강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들은 마약과 무기 밀매, 인신매매 등의 국제조직범죄가 급증해 전체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제조직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앞으로 2년 안에 유엔에서 구체적인 협의를 매듭짓기로 했다.
G8 지도자들은 또 첨단기술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G8 내무 법무장관 회의에서 마련한 10개항의 첨단기술범죄 대응방안을 신속히 집행하고 돈세탁과 인신매매 마약 환경범죄에 대해서도 공동의 사법 협력강화를 통해 적극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대량살상 무기의 확산을 막기 위한 관련 제품의 수출통제 등 국제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성명은 컴퓨터의 2000년 인식문제와 관련된 이른바 밀레니엄 버그가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세계은행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등과 협력해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G8 정상들은 한편 내년도 회담을 6월18일부터 20일 까지 사흘간 독일 뮌헨에서 개최키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