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민주화운동 18주년 기념식이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5·18묘역에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서리를 비롯한 각계 인사와 유족 시민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정부 주관으로 열린 이날 기념식은 국민의례와 묵념, 참석인사 및 유족 대표의 헌화, 정수만(鄭水萬)유족회장의 5·18민주화운동 경과보고, 김총리서리의 기념사 순으로 30분간 진행됐다. 김총리서리는 기념사에서 “5·18민주화운동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폭압과 불의에 항거해 분연히 일어선 의로운 시민들의 항쟁이었다”며 “5·18민주화운동은 언제까지나 이 나라 민주발전의 고귀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정길(金正吉)행정자치부 박상천(朴相千)법무부장관 등 정부측 인사와 조세형(趙世衡)국민회의총재권한대행 등 정계인사, 송언종(宋彦鍾)광주시장 등이 참석, 헌화했다.
이날 하루 동안 5·18묘역에는 전국에서 2만여명의 참배객이 찾아와 5월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
○…이날 광주시민들은 어느 때보다도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5월 희생자들의 높은 뜻을 기렸다.
매년 5월행사 때마다 시위를 벌였던 남총련 등 이 지역 운동권학생들도 최근 1주일 동안 집회를 갖지 않아 시민들은 18년만에 처음 ‘최루탄 없는 5월’을 맞았다.
광주 시민들은 “올해 기념행사를 보고 세상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며 △희생자에 대한 국가유공자 예우 △신묘역 국립묘지 승격 등 후속조치도 조속히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KBS MBC TV의 기념식 생중계는 5·18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
지역 방송인들은 “89년 라디오생중계를 시작했고 96년부터 지역방송사가 5·18기념식 실황을 합동중계했으나 가시청권이 광주 전남지역에 그쳐 아쉬움이 컸다”며 “이번 전국 생중계는 방송사에 길이 남을 일”이라고 말하기도.
○…김총리서리는 이날 기념식장에서 “행불자 문제에 대해 정부가 진실을 밝혀 이들이 따뜻한 보금자리에 안장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
김총리서리는 한 행불자 가족이 “80년 5월22일 헤어진 둘째 아들의 생사를 아직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자 “5·18 행불자의 진실을 밝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
○…이날 부산 자성대로타리클럽 회원과 대구 달성구 새마을지도자 등 영남지역 민간단체 회원 50여명이 5·18묘역을 참배해 눈길.
이들은 “87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찾아왔다”며 “하루빨리 동서화합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김 권·정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