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바자에서 옷을 샀는데 내 마음에 쏙 들었다. 간편한 옷이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기뻐하실까? 아니면 돈 많이 썼다고 혼내실까?’
집으로 오면서 이런 생각이 머리에 잔뜩 들어 있었다.
갑자기 집 앞에 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들어가지 말까? 아니야, 선생님께서 집에 일찍 들어가라고 하셨어. 혼날 텐데.’ 몇 분 지나서 결심하였다. 들어가야겠다고.
“학교 다녀왔습니다. 엄마, 근데 나 옷 샀어. 오늘 바자 있잖아.”
“옷 구경이나 해보자꾸나.”
어머니께서 가방을 열어보시며 말씀하셨다.
“알뜰 신사가 따로 없네.”
그렇게 해서 썰렁했던 집안 분위기가 살아나 누나 아빠 엄마께 웃음과 행복을 드리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치러드리고도 남았다.
백승엄(서울 신성초등학교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