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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지구촌/더 타임스]레베드주지사 대선교두보 마련

입력 | 1998-05-19 19:47:00


▼ 더 타임스 ▼

목소리가 걸걸한 알렉산드르 레베드 전 러시아국가안보회의서기가 18일 현직 지사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광활한 시베리아의 크라스노야르스크주지사로 당선했다. 그가 2000년 대통령선거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레베드는 1년반 만에 보란듯이 정계에 컴백한 것은 물론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후계 경쟁에 유력한 도전자로 등장했다.

언론들도 그를 새롭게 주목하고 있고 수백만 러시아인들은 그를 모스크바의 기득권 세력에 도전할 ‘유일한 외부인’으로 밀고 있다.

레베드가 지하자원이 풍부하지만 변방인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전국 규모 선거를 치를 정치경력을 쌓을 수 있을까. 러시아 89개 주 가운데 하나를 맡은 인물에 국한되지는 않을까.

레베드는 그동안 대권 야망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주지사에 당선되자 주 자체 문제에 몰두하겠다고 말했다. 크라스노야르스크주는 가난하고 소외된 곳이다. 자원이 풍부하지만 외국인 투자가 모스크바와 러시아 서부에 집중돼 잘 살고 싶은 주민들의 바람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

레베드의 정적들은 그의 실패를 바란다. 그러나 레베드가 소외 지역들의 대변자라는 점이 부각될수록 국민들의 지지는 더 높아질 것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은 △홀로 잘 사는 모스크바 △무기력한 정부 △부패 △시장개혁 과정의 불평등을 싫어한다.

48세인 그는 공산혁명 이후 세대로서 충분히 젊다. 그는 자신만의 국가비전과 언론홍보 등을 통해 시베리아에 돈을 끌어와야 한다. 지역내 지지가 굳건할수록 크렘린궁 공략이 쉽기 때문이다.

〈정리〓윤희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