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국들은 핵개발 초기에 대기권 핵실험을 ‘겁없이’ 실행해 해당 지역을 방사능으로 심각하게 오염시켰다.
핵실험은 즉각적인 환경오염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암발생을 높인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54년 태평양 비키니섬에서 실시한 15메가t급 수소폭탄의 폭발실험을 행했다. 이 수소폭탄은 폭발후 25㎞ 높이의 거대한 버섯구름을 만들었고 오염지역은 우리나라 전역에 해당하는 넓이까지 확산됐다. 당시의 폭발력은 1억명에게 다이너마이트를 1백50㎏씩 안겨줄 수 있는 엄청난 위력이었다.
프랑스는 66년 이후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44회의 대기권 핵실험을 실시, 지상의 낙원을 핵지옥으로 만들었다.
이 지역은 결국 생태계의 오염으로 자급자족하던 식량의 80%를 수입하게 됐으며 프랑스정부는 75년부터 대기권 핵실험을 중단하고 지하핵실험으로 전환했다.
핵보유국들은 지하핵실험이 대기권핵실험에 비해 훨씬 안전하며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방사능의 대부분이 땅 속에 갇히게 되며 극히 미량만이 가스로 빠져나간다는 것.
그렇지만 지하핵실험도 환경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지하핵실험을 실시하면 섭씨 1억도에 이르는 고열과 충격파가 지층을 뒤흔들면서 지층에 균열을 일으킨다.
95년 프랑스가 남태평양 무루로아환초에서 지하핵실험을 실시했을 때 르몽드지는 “핵실험으로 이미 80년부터 무루로아환초의 지층에 심한 균열이 생겼으며 방사능이 조금씩 바다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당시 자체실험 결과 인근 해역에서 소량의 방사능이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최근 인도에서 실시된 지하핵실험에서도 지하수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핵실험은 암 발병률의 증가같은 장기적인 문제도 일으킨다. 일본의 환경운동가인 히로세 다카시는 ‘누가 존 웨인을 죽였는가’라는 책에서 “54년 미국의 네바다주 핵실험장으로부터 2백20㎞ 떨어진 사막에서 ‘정복자’라는 영화를 촬영한 제작진 2백20명 중 91명이 암에 걸렸으며 위암으로 죽은 배우 존 웨인도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김홍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