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가 이달초부터 6월10일까지 실시하는 은행 경영평가 실사작업에 대해 은행들의 불만이 높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8%에 미달돼 경영평가를 받고 있는 외환 조흥 한일 상업은행은 “실사비용을 왜 은행이 부담해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사비용 은행부담〓은행당 실사비용은 약 1백만달러(15억원 정도). 실사를 의뢰한 기관은 금융감독위원회인데 막상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은행이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정례 회계감사 비용은 은행이 부담하는 게 국내외 관행이지만 이번처럼 은행의 생사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실사비용을 은행이 부담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자기돈을 들여 자기잘못을 드러내고 그 결과로 매를 맞는 은행도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계법인의 실사능력부족〓실사는 국내회계법인 및 제휴 해외회계법인이 공동으로 맡지만 실사장소에 외국인 회계사들은 몇명 눈에 띄지 않는다.
한 은행원은 “일주일당 감사료로 거의 1억원을 주는데 외국인 회계사 4명이 일한다면서 사실상 1명만 일하고 있으며 또 다른 1명이 잠깐씩 들러보는 정도”라고 비난했다.
해외회계법인에서 활동중인 한국인 회계사들은 국내은행의 운영시스템을 잘 모르며 정례감사만 해온 국내 회계사들도 숨겨진 사실을 파헤치는 실사는 대부분 처음이다.
은행직원들은 “회계사들에게 은행업무의 기초부터 가르쳐주면서 감사를 받는 셈”이라면서 “납득할 수 있는 실사가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보누출 우려〓정보누출에 대한 보안장치는 회계사들의 비밀보장각서가 고작. 실사에 참여하고 있는 한 회계사는 “해외제휴사들로부터 정보가 빠져나갈 경우에는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송평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