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20일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했다.
올브라이트장관은 이날 미국 해안경비아카데미 졸업식 강연에서 수하르토대통령은 민주주의 이양을 통해 정치가로서의 경륜을 지켜야 한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이같은 발언은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반정부 시위 사태에 관망자세를 취하던 미국이 수하르토 정권에 대한 지지 철회를 처음으로 시사한 것이어서 인도네시아 정국의 전개과정과 관련,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찰스 크룰럭 미해병대 사령관은 이날 헬기 탑재 항모 벨로 우즈호와 2척의 상륙정이 곧 자카르타까지 비행할 수 있는 해역에 도달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로부터 미국 민간인 소개작전을 수행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하르토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기 위해 국민각성일인 이날 인도네시아 전국에서 벌이기로 예정됐던 대학생과 시민들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군경의 원천봉쇄로 무산됐다.
특히 연 사흘째 국회의사당에서 농성중인 대학생 2만여명은 수하르토 퇴진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것을 다짐하고 있어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8일 수하르토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던 하르모코 국회의장은 이날 시위학생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수하르토에게 22일까지 물러나도록 요청했다”며 “이날까지 답이 없으면 의회 지도자들에게 임시국회를 소집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자카르타〓김승련특파원·워싱턴외신종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