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면 TV를 드립니다.’
LG전자가 21일부터 벌이고 있는 ‘보너스TV 행사’의 캐치 프레이즈다. 다음달 10일까지 25인치 이상 대형 컬러TV를 사면 20인치 TV를 한 대 더 주겠다는 것. 물론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온 국민의 관심이 한국팀의 16강 진출에 쏠려있는 점을 십분 활용한 이른바 ‘16강 마케팅’. LG 외에도 한국통신 프리텔 나래이동통신 삼보컴퓨터 등 여러 업체에서 16강 진출을 조건으로 다양한 사은품을 준비하고 있다. 과연 이들 업체는 얼마를 비용으로 잡고 어떤 이익을 기대하고 있을까.
가장 규모가 큰 LG전자 행사의 손익계산서. 이 회사 TV 마케팅팀에서 예상하는 이 기간의 판매대수는 최대 4만대. 여기에 20인치 TV의 공장도 가격인 25만원을 곱하면 1백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나온다. 그러나 이것은 16강에 진출했을 때의 얘기. LG전자는 한국 대표팀이 진출할 확률을 8%로 잡고 있다. 결국 8억원 정도만 위험비용으로 잡히는 셈.
더구나 TV의 경우 제조원가가 판매가격의 50%에 이르는 등 부담이 크기 때문에 행사 자체가 보험에 들어있는 상태. LG전자 외에도 안전하게 보험에 가입해있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업체 입장에선 16강 진출 여부에 무관하게 일정액의 보험료만 부담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상 효과는 얼마나 될까.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TV 등에 대대적인 광고를 하는 일반 판촉료보다 훨씬 비용이 덜 든다”며 “비용에 비해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효과는 오히려 높다”고 지적했다. 결코 밑지는 장사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홍석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