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버지가 되어 돌볼테니 아들이 돼다오.”
국제통화기금(IMF)쇼크앞에 흔들리는 한국의 가정. 그러기에 그늘진 곳의 소외된 청소년을 어루만지는 따스한 손길이 더욱 그립다. 서울지검 서부지청(지청장 정충수·鄭忠秀)산하 선도보호위원 10명은 최근 한국갱생보호공단 서울지부 은평출장소 ‘청소년의 집’원생 10명과 ‘부자의 연’을 맺었다.
‘새 아들’들은 무뚝뚝한 표정, 거친 태도였지만 결연대회가 끝난 후 새아버지한테 조금씩 자신들의 여린 마음을 열어보이기 시작했다.
이혼을 하면서 세살배기 자식을 할머니품에 버려두고 간 부모에 대한 미움, 부모가 이혼하면서 고아원에 맡겨진 설움, 소년원을 나서 친부모인줄 알고 찾아갔으나 부모가 주워온 아이라고 외면할 때 느꼈던 배신감…. 10명 중 2명은 호적도 없었다.
마음속에 묻어뒀던 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은 ‘새 아버지’들은 자신들의 어려웠던 시절을 얘기하며 서로 힘을 합쳐 어려움을 이겨나가자고 등을 두드렸다.
자동차부품대리점을 하는 김철수(金哲洙·46)씨는 “양아들로 삼은 H군(15)을 대리점에 데리고 있으면서 한가족처럼 지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