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첫 전국 학생운동조직인 ‘자카르타 학생운동 포럼’(이하 포럼)은 수하르토가 사임함에 따라 21일밤 농성중이던 국회의사당을 떠나며 앞으로 대학별로 ‘수하르토 재판회부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포럼의 대표인 한리 바셀(23·이킵자카르타교육대)간사는 이날 오후 의사당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기자와 만나 “포럼조직의 목적인 수하르토의 사임이 달성된 만큼 포럼을 해산키로 했다”며 “농성중인 학생들도 모두 귀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일밤 많은 학생들이 귀가해 21일 수하르토가 하야성명을 발표할 당시에 의사당에는 수백명의 학생만 남아있었다.
바셀은 “역사와 국민에게 죄를 진 수하르토를 반드시 법정에 세워 확실한 역사적 교훈을 남겨야 한다”며 “향후 인도네시아의 학생운동은 수하르토 일가 재판회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단체가 국민화합차원에서 수하르토 처벌불가를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수하르토 처벌문제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바셀은 “수하르토의 처벌과 재산 몰수 등은 법의 심판에 맡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럼은 앞으로는 연락을 위한 조직만을 두고 더 이상 지도부는 구성하지 않을 계획. 포럼은 대신 농성을 풀면서 약 10명의 대표를 의사당에 잔류시켜 의사당을 중심으로 벌어질 향후 정국을 관찰하기로 했다.
18일 구성된 포럼은 사흘 동안 3만명이 참여한 의사당 시위를 주도해 왔다.
〈자카르타〓김승련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