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찜통더위, 밤에는 열대야(熱帶夜). 21일 서울 시민들은 온 종일 더위와 싸워야 했다. 게다가 올들어 처음으로 오존주의보까지 발령돼 짜증스럽기 만한 하루였다.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올들어 최고인 31.4도. 불볕더위는 밤이 돼도 식을줄 몰라 밤 9시에도 수은주가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마저 기록, 삼복 더위를 연상케 했다.
시민들은 밤 더위를 피해 짧은 옷차림으로 한강 둔치로 몰려들어 ‘5월 피서’를 즐겼다. 한강 둔치 여의도지구에는 5천여명의 시민이 가족단위로 나와 시원한 강바람에 더위를 식혔다. 잠실지구에도 밤 늦게까지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인근지역이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때이른 무더위로 여름철 대도시 대기오염의 주범인 오존오염도 예년에 비해 20일 일찍 찾아와 이날 서울 인천 경기지역에 올들어 처음으로 오존주의보가 내려졌다. 서울시는 이날 지역에 따라 오후2∼3시, 오후4∼7시, 밤8∼9시 세차례나 오존주의보(0.1PPM 이상) 발령과 해제를 거듭했다.
5월에 오존주의보가 내려지기는 오존경보제가 도입된 95년 이후 처음이고 일몰 후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것도 이번이 처음.
이날 전국에서 기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전북 정읍으로 33.2도. 역시 이 지역 5월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이밖에△부여32.4도 △양평 32.3도 △홍천 32.2도 △전주 32.1도 △대전 31.9도 △청주 31.8도 등 전국적으로 이상 고온을 기록했다.
수은주가 올라가자 더위를 식히기 위해 에어컨을 켜는 사무실과 가정이 크게 늘면서 전력사용량도 급증했다. 한국전력은 “이날 밤10시 현재 전국의 총 전력사용량은 2천7백만㎾로 며칠새 발전소 1대 공급량인 50만㎾가 늘었다”고 밝혔다.
이번 더위는 22일까지 계속되다 주말인 23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뒤 수그러들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이진녕·이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