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이싱은 이제 국내에서도 결코 생소한 스포츠가 아니다. 오일뱅크 메사 성우인디고 등 프로팀이 속속 창단되고 올해부터 경기전용차인 포뮬러 경주도 도입됐다.
바야흐로 한국의 카레이싱도 도입기를 지나 이제 발전기에 들어서는 시점. 이 중요한 시점에서 대회 주최측의 어처구니없는 요구가 국내 최고등급인 포뮬러경주를 삼류대회로 전락시켰다.
23일 삼성화재컵 제3전이 벌어진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1,2전 챔피언인 이명목(오일뱅크)을 비롯해 김한봉(인디고) 김정수(메사) 등 유명선수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당초 출전키로 한 10명중에 나온 선수는 불과 4명뿐.
나머지 6명은 주최측이 경기 당일 갑자기 포뮬러경주차의 브레이크 규정을 변경, 이에 항의해 출전을 포기했다.
간단한 부품 하나를 교체해도 수십번의 연습주행을 거쳐 최상의 상태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 자동차 경주.
따라서 경기 당일 갑자기 부품을 교체하라는 주최측의 지시는 자동차경주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면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선수들의 비용을 절감해 주기 위해 국산 브레이크만 사용하도록 규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수들은 “포뮬러용 브레이크를 생산하는 업체는 국내에 단 한 곳밖에 없다”며 “꼭 국산을 써야 한다면 최소한 대회참가신청을 받기 전인 2주일전 이를 통보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갑자기 규정을 변경한 주최측의 속내는 알 수 없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상식 밖의 요구로 대회에 스스로 먹칠을 했다는 점이다.
〈전 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