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차루딘 주수프 하비비 신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5년 임기를 채우기보다는 앞으로 6∼12개월 내에 조기총선을 실시할 것을 약속했다고 인도네시아 제2의 이슬람조직을 이끌고 있는 아미엔 라이스가 24일 밝혔다.
라이스는 이날 한 집회에서 “하비비대통령이 자신의 입으로 ‘2003년까지의 임기를 다 채우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늦어도 1년안에 조기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23일 밤 재야지도자 4명과 함께 하비비대통령을 만나 정국 타개방안을 논의했다.
라이스는 또 “하비비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하며 공개된 선거를 통해 나라를 개혁의 길로 인도하고 싶을 뿐이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21일 사임한 수하르토의 뒤를 이어 대통령에 취임한 하비비는 군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다 재계 및 국민으로부터도 신임을 얻지 못해 2000년 이후까지 임기를 채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왔다.
야당 및 학생들이 계속 조기총선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기난자르 카르타스니타 경제 재정 산업조정장관 등 새 내각의 각료 5명도 조기총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하비비대통령은 25일 개혁추진위 구성과 정치범 석방에 관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비비대통령은 이에 앞서 22일 학생 시위에 대한 발포책임을 물어 수하르토 전대통령의 둘째 사위인 프라보 수비얀토 전략예비군사령관을 해임했다.
군이 자카르타의 주요 지역에 계속 주둔하고 있는 가운데 유혈폭동 이후 싱가포르 등으로 대피했던 인도네시아인들과 화교들이 23일부터 본격적인 귀국길에 오르면서 자카르타는 빠르게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자카르타〓김승련특파원·AFP연합〉